7주차, 중심 잡기
7주차, 중심 잡기
개발자로서 추구하는 가치
레벨1의 마지막 강의가 끝나고, 크론이 쓰레드(Thread)의 글 하나를 공유하였다. 한 회사의 관계자가 프론트엔드 개발자를 채용할지, 아니면 UX/UI에 능통한 프론트엔드 지식 보유자를 채용해 AI와 함께 업무를 수행하도록 할지 고민하는 글이었다.
크론은 AI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시대에서, 단순히 프로그래밍을 잘하는 것을 넘어, 프론트엔드 개발자로서 필요한 본질적인 가치를 고민해보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을 남겼다.
크론이 던진 생각거리는 한 번쯤 진지하게 생각해 볼만한 주제였다. 그리고 ‘어떤 개발자가 될 것인가?’라는 질문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었다.
지금까지는 단순한 취미 활동을 넘어, 개발자가 되고 싶은 이유가 무엇인지 고민해 왔고, 목표도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되는 것 그 자체에 있었다. 내가 정말 개발자가 되고 싶은지, 왜 개발이 하고 싶은지 스스로 돌아보는 단계가 먼저 필요했다. 결과적으로, 개발자가 되기로 결심한 이유가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힘을 기르고 싶었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개발자는 프로그래밍이라는 도구를 통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이와 같이 개발자가 되기로 결심하면서 지금껏 취업을 목표로 달려왔다. 그다음 단계, 즉, 개발자가 된 이후는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현업을 경험해보지 못한 상태에서 어떤 개발자가 될 것인지 구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개발자로서 방향을 잡는 것은 나중의 문제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우테코에서 학습하며 이러한 생각이 변했다. 혼자 프로그래밍만 하던 과거와 다르게, 크루들과 교류하고 다양한 활동을 하며 개발자로서의 목표를 정하는 것이 반드시 현업을 경험해야만 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다. 내가 개발자로서 추구할 가치를 찾지 못한 원인은 현업 경험이 아니라 ‘개발자’에 대한 나만의 정의를 내리지 못한 점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흔히 개발자를 ‘프로그래밍을 하는 사람’부터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 ‘컴퓨터로 새로운 것을 만드는 사람’ 등으로 정의한다. 그러나 이러한 범용적인 표현 외에, 개인이 추구하는 개발자로서의 가치가 반영된 다양한 형태의 개발자 정의가 존재할 것이다. 가령, 개발자는 협업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협업’에 두고, 원활한 협업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 등으로 개발자를 새롭게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경우, 개발자로서 추구하는 가치를 아직 구체화하지 못했다. 이와 같이 아직 명확히 정립되지 않은 나만의 개발자 가치에 대해 고민하면서, 어떤 개발자가 될 것인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어떤 개발자로 살 것인가
AI가 일상으로 스며들면서 복잡한 절차와 학습 없이도 손쉽게 AI를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프로그래밍, 특히 프론트엔드 영역에서도 별다른 지식 없이 AI를 이용하여 페이지 하나를 순식간에 만들 수 있다. 이에 따라 ‘일자리가 기계로 대체된다’ ‘AI가 대신 코딩을 해준다’ 등 개발자가 현업에서 불필요해질지도 모른다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었다. 그렇다면 개발자의 존재의의는 프로그래밍에 있을까? 프로그래밍할 필요가 없는 개발자는 더 이상 개발자로서의 가치가 없는 것일까?
비록 우테코에서 보낸 시간은 두 달 남짓이지만, 이곳에서 학습하며 알게 된 사실은 개발자가 마냥 프로그래밍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점이다. 프로그래밍하는 시간만큼, 페어와 코드에 대해 소통하는데 투자하고, 코드를 구현하기 전에 어떻게 설계해야 할지 고민하는 단계를 거친다. 구체적인 매뉴얼이 주어지고 이에 따라 세세하게 작업하기보다는 요구사항이라는 큰 틀을 충족하기 위한 다양한 방식 중에 어떤 것을 선택할지 결정해야 한다.
즉, 자신의 주관과 의견이 중요하고 프로그래밍은 이를 실현하는 도구일 뿐이다. 이러한 도구를 사용하는 방법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도구를 어떤 식으로 활용할지, 이를 토대로 무엇을 할지 명확히 하는 것도 필요했다. 그리고 이를 혼자 결정할 때도 있지만, 다른 사람과 협의하여 결론을 도출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러한 면에서, AI는 도구의 사용법을 제시해 줄 수는 있지만, 주어진 상황에 맞게 판단하고 고민하는 과정은 결국 나의 몫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레벨1을 마무리하면서,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과 변화하는 환경에서, 내가 휩쓸리지 않고 길을 찾을 수 있도록 해줄 중심을 찾는 것이다. 나는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은지 계속 고민하고 나만의 개발자로서의 가치를 찾고 싶다.
레벨 인터뷰 준비
방학을 앞둔 마지막 주에는 레벨 인터뷰가 예정되어 있었다. 레벨 인터뷰는 지난 레벨1에서 배운 것들을 질문하고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일종의 모의 면접이었다. 레벨 인터뷰에 앞서, 크루들은 각자 레벨1에서 학습한 내용을 글로 정리하여 제출해야 했다.
나 또한 레벨 인터뷰 조를 배정받은 후 학습 내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막상 배운 것들을 떠올리려 하니 쉽지 않았다. 두 달간 쉼 없이 달렸고, 매주 미션을 완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였는데 곧바로 생각나는 내용이 없었다. 결국 노션 기록들과 미션 PR 코멘트들을 복기한 끝에, 한 페이지 분량의 학습 로그를 겨우 완성할 수 있었다.
지난 두 달간 무엇을 배웠을까? 레벨1 기간 동안 Domain과 UI, 함수와 class, 컴포넌트 등 여러 키워드를 접했고, 미션을 수행하면서 이와 관련해 수없이 선택의 기로에 서기도 했다. 그때마다 의도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거나 나만의 논리를 토대로 판단하며 결정했지만 이러한 경험들이 단번에 떠오르지 않았다.
이 문제를 되짚은 끝에,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바로, 나는 학습이 아닌, 미션에 중점을 두고 레벨1을 보냈다는 것이다. 그동안 미션에서 얻을 수 있는 배움보다는 미션을 어떻게 완성할 수 있을지에만 몰두했었다. 미션을 수행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고려하지 않고 결과물 제출에만 매몰되었던 것이다.
레벨1이 끝난 지금, 나는 우테코에서 미션을 수행하는 이유에 대해 비로소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러한 고찰은 레벨 인터뷰가 끝나고 방학을 맞이한 8주차까지 이어졌다.
이끄미 지원
레벨2에서 진행되는 유연성 강화 스터디의 이끄미로 지원했다.
이끄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스터디에 기여하며 스터디원 간의 연결을 만들어가는 역할을 수행한다. 레벨2에서는 유연성 강화 스터디가 선택 활동이 되면서, 스터디에 계속 참여할 의지가 있는 크루들만 이어 나가게 되었다. 그리고 스터디의 흐름을 만드는 이끄미 역할이 새롭게 추가되었다.
이끄미로 지원하기까지 오랜 고민이 있었다. 지금까지 나는 스터디, 그룹 회의에서 주도적인 역할보다는 구성원으로서 적절히 의견을 제시하고 리더의 지시나 제안에 따라 행동하는 전형적인 팔로워 형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팔로워의 역할에 만족하였고 리더보다 더 선호하였다.
그러나 현실에 안주하면서, 리더 자리에 대한 부담은 점차 커졌고 리더가 되어야 하는 순간을 회피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는 이런 나의 모습에 대한 불편한 감정이 자리 잡고 있었다. 사람들과 교류하는 활동을 수행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리더 역할을 맡아야 할 순간이 올 텐데, 내가 그 역할을 과연 잘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과 자기 불신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여담이지만,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소프트 스킬 미션에서 읽은 ‘유연함의 힘’에 등장한 인물이 유난히 대단해 보였다. 타인에게 미루어 왔던 역할을 갑작스럽게 맡게 되었음에도,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실험 계획을 세우며 어려운 상황에 적극적으로 부딪히는 점이 인상 깊었다.
따라서 나 또한 이번 유연성 강화 스터디 이끄미에 도전함으로써, 자발적으로 새로운 환경에 뛰어들기로 하였다. 레벨1부터 참여했던 스터디를 이끄는 역할을 대단한 도전처럼 이야기 하는 것에 의문이 들 수도 있겠지만, 내가 자발적으로 모임을 주도하는 역할을 자처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테코에 들어오기 전이었다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우테코의 분위기에 감화된 것인지, 스스로 변화하고 싶다는 열정에서 비롯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새로운 도전에 대한 의욕이 생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