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차, 공유의 의미
12주차, 공유의 의미
기록의 의미
최근 프론트엔드 크루들 사이에서 미니 테코톡이 유행하고 있다. 테코톡이란 크루들을 대상으로 특정 주제에 대해 발표하는 것으로, 우테코를 수료하기 위해 모든 크루들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이다.
미니 테코톡은 이러한 테코톡의 소규모 버전이다. 공유하고 싶은 지식을 보유한 크루가 자발적으로 미니 테코톡을 열고 있으며 지금까지 ‘생산성 향상을 돕는 유용한 단축키와 프로그램’, ‘코딩 테스트 대비 알고리즘 풀이 팁’, ‘vite 빌드 이슈’ 등 다양한 주제로 지식 공유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이번 회고 주간에는 ‘기록’을 주제로 미니 테코톡이 열렸다. 나는 늘 정돈된 기록을 남기는 것에 욕심이 있지만, 노션에 메모처럼 짧게 기록하는 것 이상으로는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따라서 미니 테코톡의 주제를 알게 되었을 때 다른 크루들은 어떤 방식으로 기록을 남기는지 호기심이 들었고, 미니 테코톡을 듣게 되었다.
미니 테코톡이 시작되고, 3명의 크루가 기록물을 공유하며 자신의 정리 습관을 설명하였다. 크루들은 주로 노션을 활용하여 기록을 남겼는데, 기록 소재가 특정 범주에 국한되어 있지 않고 상당히 광범위 했다.
우테코 미션에 관한 기록은 물론이고, 스터디, 개인 학습, 독서, 감정 회고 등 다양한 주제의 내용을 꼼꼼히 기록하고 있었다. 자신의 일상을 모두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모든 활동을 기록하는 크루도 있었는데, 심지어 닭가슴살을 구매하기 전에 가격, 영양, 맛 등의 정보를 정리한 기록도 있었다. 그 크루의 노션을 기록을 읽으면, 크루에 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노션으로 기록하는 크루들의 공통점은, 노션의 링크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점이었다. 나는 평소에 접근성이 좋고 마크 다운 문법으로 간편하게 글을 작성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노션을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노션에서 제공하는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지는 않았다. 기능을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잘 모르기도 했고,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감이 잘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크루들의 기록을 구경하면서, 사용하고 있는 툴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기록의 퀄리티가 크게 달라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한, 다양한 기록 방식을 확인할 수 있어 훌륭한 참고자료가 되었다.
테코톡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크루들이 기록하는 목적이었다. 나는 지금까지 기억에 의지하지 않고 글로 남겨두어 추후 참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록에 의의를 두고 있었다. 그러나 의외로 미니 테코톡에서 발표했던 크루들은 다시 보는 것에 큰 의미를 갖지 않았다.
오히려 기록한 내용을 다시 확인하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다시 보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다른 크루들이 생각하는 기록의 의미가 내가 생각한 것과 크게 다른 점이 충격적이었다. 그동안 다시 볼 가능성을 고려하여 기록을 해왔기 때문에, 최대한 가독성있고 정돈되게 정리하는 것에 신경썼다.
반면, 크루들은 글쓰기를 통해 생각을 정리하는 것에 기록을 활용하고 있었다. 즉, 기록물 그 자체보다는 기록하는 과정을 통해 생각의 흐름을 정리하고 필요한 정보를 간추리는 데 의의를 둔 것이다. 기록은 단지 생각을 정리하는 수단일 뿐이었다.
이러한 차이는 지금까지 미처 생각해 보지 못한 부분이었고, 그동안 내가 기록을 너무 어렵게 여겼던 것은 아닐까 하는 마음도 들었다. 기록은 다시 보기 위해 남기는 것이기 때문에 가독성과 형식을 신경 써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껴왔었다. 그러나 기록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인식한다면 어떻게 기록할지보다는 무엇을 기록할지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다른 크루들이 공유한 기록의 의미는 내가 기록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고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도록 해주었다.
함께 고민하는 것의 의미
최근에 참여하고 있는 Three.js 스터디에서 한 크루가 새로운 제안을 하였다. 스터디가 마무리되는 주부터 방학까지 우리가 학습한 내용을 토대로 프로젝트를 만드는 것이었다. 다들 Three.js에 재미를 느끼고 커리큘럼을 앞지를 정도로, 열정적으로 학습했기 때문에 솔깃한 제안이었다. 그러나 스터디의 취지가 ‘미션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부담 없는 선에서 학습하기’였기 때문에 이러한 스터디의 방향성 측면에서 합의점을 찾기 위해 조율이 필요했다.
스터디의 취지를 흐리지 않으면서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스터디원들은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다. 그 결과, 매주 수행하는 스터디 과제를 ‘자신만의 오브젝트 만들기’로 정하고, 이를 점진적으로 발전시켜 최종 프로젝트에 활용하는 방향으로 가기로 했다. 스터디 과제를 성실하게 하기만 해도 이를 프로젝트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스터디원들도 모두 만족하는 분위기였고, 이렇게 스터디의 새로운 목표가 결정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마무리된 듯했던 프로젝트 이야기는 처음 제안을 했던 크루가 고민을 털어놓으며 다시 이어졌다. 자신의 기대치가 너무 높아, 다른 스터디원에게 부담을 준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는 것이었다.
나의 경우, 새로 결정된 스터디 목표가 부담스럽지 않았다. 오히려 매주 학습하고 일회성으로 결과물을 만드는 것보다 최종적인 장기 목표가 생겨서 동기부여가 된다고 느꼈고, 이러한 생각을 밝혔다. 또한 내가 느낀 우리 스터디원의 성향을 고려했을 때, 목표가 부담스럽거나 다른 의견이 있었다면 솔직하게 말했을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처음 제안을 했던 크루가 이러한 고민을 하고 있을 줄은 몰랐기 때문에, 이를 솔직하게 밝히고 의견을 물어봐 줘서 고마웠다. 나 또한 인간관계에서 종종 상대방에게 부담을 주고 있지 않은지 고민한 적이 많기 때문에 크루가 혼자 속앓이하며 후회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용기 내줘서 다행이라고 느꼈다.
나에게 의견을 묻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크루는 다른 스터디원들도 직접 찾아가 의견을 구했다. 다들 크루의 고민을 듣고 진심 어린 답변을 해주었고, 새로운 제안을 한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반응해 주었다.
이렇게 크루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모였던 자리는 대화의 흐름을 타고 학습에 대한 고민을 말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나는 레벨1부터, 다른 크루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투자해도 미션을 완료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고민이 있었다.
이를 토로하자, 다른 크루가 공감을 내비치며 자신 또한 정확히 같은 상황이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실력에 상관없이 우테코 생활을 하면서 각자 고충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였지만, 나와 정확히 같은 고민을 하는 크루는 처음 봤기 때문에 놀라웠다. 그동안 같은 시간을 투자해도 미션을 늦게 끝내는 것이 고민인 사람은 나 뿐이라는 생각을 해왔었다. 그러나 이를 솔직하게 밝히면서 다른 크루도 같은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나의 고민에 대한 다른 크루들의 조언도 들을 수 있었다. 한 크루는 최근에 우리가 학습하고 있는 리액트의 hook을 뜯어보며 동작 원리를 이해한 것이 학습에 도움이 되었다고 말하였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관련 기술 서적을 읽으면 내용도 더 잘 흡수할 수 있었다고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다.
이처럼 고민을 솔직하게 밝히고 조언을 얻으면서, 고민을 고민으로만 남겨두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통해 해소하고 싶다는 동기부여를 얻었다. 용기 내 자신의 고민을 밝히고 모든 스터디원에게 직접 의견을 구하면서 변화를 시도했던 크루처럼, 나 또한 고민을 고민으로만 남겨두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하여 발전하기 위해 노력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 밝히기 시간이 끝난 후, 우리는 저녁을 먹으면서 앞으로의 우테코 생활도 잘 해내 가자고 꺼벙이 결의를 맺으며 기념 샷을 찍었다. 지식뿐만 아니라, 고민도 함께 나누면서 발전하는 것이 우테코에서만 얻을 수 있는 값진 경험이 아닐까.
” 저녁을 먹다 결성된 꺼벙이 결의
